얼마전 신영복 교수의 엽서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감옥 안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름과 겨울 중 수용소에서의 생활이 언제가 더 힘들까?
내 생각에는 추운 겨울이 더 힘들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수의 글에는 여름이었습니다.
독방생활이 아닌 여러명이 같이 수감되어 있는 경우는 조그만 방크기의 장소에 칼잠을 자야 할 만큼 많은 인원을 집어 넣는다. 겨울에 온기가 필표하므로 꼭 붙어서 칼잠을 자도 서로가 필요하지만, 여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더운데 꼭 붙어서 자야하니 옆의 사람이 필요악이 되어 버린다. 서로가 서로를 버러지 같이 여겨야 하는 인간성이 말살되는 분위기 그것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적고 있다.(수 십년전의 상황이라 물론 지금은 많이 바뀌었겠지만...)
독서는 간접체험을 하게 해줍니다. 저도 수용소의 생활이라는 것은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간접적으로 느낄수 있는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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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슈호프가 감옥의 동료를 도와줘서 그 감사의 표시로 식사한끼를 선물로 받습니다.
두끼의 식사(자기거 배급받은 것하고 선물로 받은 식사 한끼)를 하게 된 장면 묘사한 글인데
마치 우리가 온전한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신성한 느낌입니다.
슈호프는 모자를 벗어 무릎위에 얹는다.
한쪽 국그릇에 담긴 건더기를 숟가락으로 한 번 휘저어 확인한 다음, 다른 그릇에 담긴 국도 똑같이 확인한다.
웬만큼 들어 있다. 생선도 걸려든다. ........ ........슈호프는 먹기 시작한다.
우선, 한 쪽 국그릇에 담긴 국물을 쭉 들이켠다. 따뜻한 국물이 목을 타고 배 속으로 들어가자,
오장육부가 요동을 치며 반긴다.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죄수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 두 그릇에 담겨있던 국물만을 모두 마신 다음에는 한 쪽 그릇에 다른 쪽 건더기를 옮긴다.
그 다음, 그릇을 흔들어 정리를 하고 다시 숟가락으로 모조리 긁어낸다.
이제야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인다. 다른 쪽 그릇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슈호프는 남은 국물과 함께 양배추 건더기를 먹기 시작한다.
감자는....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고 게다가 얼어 상한 것이었지만 흐물흐물한 것이 달짝지근한 데가 있기도 하다.
생선살은 거의 없고, 앙상한 등뼈만 보인다.
생선지느러미와 뼈는 꼭꼭 씹어서 국물은 쪽쪽 빨아먹어야 한다. 뼈다귀 속에 든 국물은 자양분이 아주 많다.....
슈호프는 드디어 거나한 저녁식사를 마쳤다. 그러나 빵은 남겨두었다.
국을 두 그릇이나 먹고 빵까지 먹는 다는 것은 어쩐지 분에 넘치는 일이다. 빵은 내일 몫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
인간의 배는 배은망덕한 것이라서, 이전에 배불렀던 것은 금세 잊어버리고,
내일이면 또 시끄럽게 조를 것이 뻔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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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감옥에 들어간 사람들 중에는 살인이나 사기 등 죄를 저지르고 들어간 사람들도 있지만,
큰 신념을 가지고 세상을 개혁하려다 실패해 잡혀들어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큰 신념을 가진 사람들 조차도, 생존이란 아주 중요한 것이기에,
식사하는 장면의 디테일한 묘사는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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